<< 사랑방 중개일기 20-2 >>

아무튼 집 세놔달라고 온 남자와
사촌여동생은 그렇게 맞선을 보게 되었습니다.
'난 분명히 말했어..작고 못생겼다고..'

그런데 왠일!! 일주일후 사촌동생이
좋은 사람 소개해줘서 고맙다고 전화했고,

또 일주일 후 친정엄마가
'고모가 너무 고맙댄다~..선볼때마다 잘안되서 속상했는데 이번에는 잘 만나고 있다고..고모가 엄마 옷한벌 해준댄다. 네덕분이다.'라고 전화하셨습니다.

헐~
진짜 인연이 따로 있긴 한가보네..

그리고 다시 한달 후,
집안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고모가 쓰러지셨답니다.

혼기를 놓친 노처녀 노총각인지라 결혼준비가 착착 진행되었는데
상견례를 하려고 상경하신 고모가
신랑감의 얼굴을 보자마자~

오메~ 사람이여 외계인이여~

라고 외친 후
푹 쓰러지셨답니다.

그리고 온 일가친척들의 비난이
중매쟁이인 나에게로 쏟아졌습니다 ㅠㅠ
난 분명히 작고 못생겼다고 사전고지(?)했었는데,
순식간에 집안의 역적이 되었습니다.

내가 역으로 사촌동생한테
' 헤어지면 안되겠냐? 너땜에 내가 죽겠다'
고 만류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촌동생은 이남자 아니면 평생 노처녀로 늙어죽겠다~ 고 선언했고,
결국 고모의 폭풍오열 속에 결혼식이 치뤄졌습니다.
(물론 난 맞아죽을까봐 축의금만 보내고 식장에는 못갔습니다.ㅠㅠ)

그리고 10년후 ..두사람은 금슬좋은 닭살부부로 잘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모도
사위중에 최고라고 너무 좋아하신답니다.

얼마전 두사람을 엮어준 그 집이 팔려 잔금을 하러 온 제부(?)는
일이 다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사장님, 아니 처형 덕분에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네요..진짜 평생 감사하며 잘 살게요... 제 친구 중에 아직 혼자인 놈들이 있는데 자꾸 처형 부동산 소개해달래요~~"

사람 인연이라는게 진짜 묘한거지요~
물건 중개 하다 사람 중개도 한번 했는데
이정도면 대박 터트린거지요~? ㅋ

오랫동안 중개업을 하다보니,
이렇게 웃음거리들도 있지만,
속상하고 한숨 나오는 일들도 많습니다.

우리 밥그릇 뺏으려드는 변호사놈들만 탓하기 전에,
우리 조직내부에도
최소 "평타" 는 되는 사고를 가진,

사람같은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도해봅니다..

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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