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방 중개일기 21 . >>

" 아둠마. 나 집사주떼요. 사당님이
이번달부터 월급 올려둔데요."

12년전, 그는 헤벌쭉 웃으며 나타났습니다.
집을 딱 한개 보고 너무 좋아하며 가더니
다음날 그의 누님이 왔습니다.

" 제동생이 꼭 여기 사장님한테 집을 사야한다네요"

그리고 진짜 집을 샀습니다.

그는 퇴근하면 사무실로 왔습니다.
어떤날은 아이스크림을, 어떤날은 박카스를
두개씩 사들고 와서 30분정도 수다를 떨었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문앞에서 까만봉지를 들고 기다리기도 했고, 어떤날은 멀리서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기도 했습니다ㅠㅜ
주말이면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와서
"아둠마랑 보려고 빌려왔어요" 라며 헤벌쭉 웃었습니다.

나는 그를 2%라고 불렀습니다.
착하고 예의바른 청년이긴 하지만
그는 2%가 부족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도,
박카스로 건배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질 무렵.
그가 품안에서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 아둠마. 나 이 여자랑 결혼해야되요.
아둠마처럼 예뻐요"

그리고... 2%는 발길을 끊었습니다.

어느날...큰길가에서
갈짓자로 온몸을 흔들며 걷는 여자와
나란히 걷는 2%를 보았습니다.
여자는 뇌성마비? 한눈에 보기에도 장애가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와 걷는 2%는 너무 행복해보였습니다.

어느날부턴가,
2% 부부가 나란히 서서
사무실 유리창을 두들겼습니다.
둘은 유리창 두들기는 소리에 놀라는 내모습이 재밌는지
온몸을 흔들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2%에게 아이가 생겼습니다.
아이는 엄마도 아빠도 닮지않고
아주 귀여웠습니다.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건강한 아이를 보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감사를 드렸습니다.

어제 다시
나는 2%가 아내, 아들과 함께 유리창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가 깜짝 놀라며 쳐다보자
해맑은 세 얼굴은 또 온몸을 흔들며 웃었습니다.
나는 재빠르게 달려나가 아이스크림 세개를 사와서
2%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고맙뜹니다
아둠마

2%가 90도로 인사하자
그의 아내도
그의 아들도 90도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물고
걸어갔습니다. 소리내어 웃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지나가는 길거리는 웃음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나는 갑자기 2%가 부러워졌습니다.

2%를 처음 본날부터
속으로 끌끌 차며 그를 안쓰러워 했던 것같은데..
그는 오히려 유리창 두들기는 소리에도 깜짝 놀랄만큼 정신없이 살아가는 나를
안쓰러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온갖 근심과 걱정을 안고
아둥바둥 살아온 12년동안
2%는 늘 저렇게 사소한 일에도 행복해하며 살았던 것같습니다.

2%만큼만....
딱 2%만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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